근래에 들어 오디오 업계의 동향 중 눈에 띄게 빼르게 변화가 감지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미니멀리즘으로의 전환이 아닐까 하는 것입니다. 이는 우리나라 뿐아니라 전세계적으로도 공통적으로 변화가 느껴지는 부분입니다. 

프리앰프에 파워앰프, 여기에 모노블록으로 분리되어 엄청난 덩치와 무게, 복잡한 케이블링과 공간을 차지하는 앰프는 효율성이 높고 심플하며 깔끔한 디자인에 구동력이 충분한 소형의 인티앰프로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복잡한 구조를 지니고 많은 유닛을 장착해서 크고 무거우며 필요 이상의 복잡한 설치를 요구하던 스피커는 보다 단순하며 높은 능률에 울리기 쉽고 심플한 디자인으로 어느덧 변화해 버렸습니다. 또한 트랜스포트에 DAC의 구성으로 역시 케이블링과 공간, 크기등의 문제를 지닌 소스기기도 적당한 사이즈에 뛰어난 성능을 보여주는 단순한 CD플레이어를 선호하는 추세가 뚜렷합니다.

일반적으로 하이파이시스템을 고려할때 가장 첫번째 난제는 적당한 스피커의 선정입니다. 과연 어느 스피커가 자신에게 맞는지를 고려할때 가장 중요한 부분은 스피커를 설치하는 공간의 크기와, 자신의 취향입니다..많은 수의 유닛을 지닌 XXX사의 톨보이 스피커를 들여 놓고, 저음이 벙벙거려 듣지 못할 정도인데, 번인을 충분히 하면 나아지겠느냐는 문의를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여러가지를 종합하니 3평 정도의 작은 공간에 설치를 하였고, 판매점에서는 공간이 작더라도 커다란 톨보이 스피커를 설치해야만 저음이 제대로 나온다는 말에 구입을 하신듯 싶습니다.

안타깝게도 이런 경우에는 아무리 번인을 하여도 저음을 제대로 잡을 수가 없습니다. 20Hz의 저음을 이론적으로 완벽하게 구현하려면 17m 길이를 지닌 공간이 필요하게 됩니다. 즉 아무리 낮은 재생대역까지 소화해 내는 스피커라도 적적한 공간에 설치가 되어야 합니다. 공간이 받혀 주지 못한다면 가급적이면 톨보이형 스피커라도 풀레인지 같은 스피커나 북쉘프 스피커가 제격입니다.

개인적으로 북쉘프 스피커를 사용하는데, 이는 북쉘프 스피커만이 전해주는 묘한 매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정확한 중역, 깔끔한 고역, 깊숙하지는 않지만, 부족할 것 없는 적당한 양감에 단정한 저역을 선사해 주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런 매력에 빠진 매니아들은 고가의 북쉘프 스피커일지라도 마다 않고 자신의 시스템의 중추로 구성하기도 합니다. 또한 스피커의 크기가 작아지면 일반적으로 핸들링 하기가 용이해, 출력이 작더라도 적당한 구동력이 갖춰진다면 앰프 선택에 매우 유연함을 지니게 됩니다. 

오디오 업계에 떠도는 이야기중 오디오의 구입을 고려할때, 가능하면 "들기 버거울 정도의 무게와 크기를 지닌 앰프와, 커다란 우퍼를 지닌 스피커로 구성된 시스템이 훌륭한 소리를 만들어 준다." 라는 다소 엉뚱하기까지한 말이 있습니다. 10여년전만해도 샵에서 가격도 모르고 무게만 들어 보고 판매를 했었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까지 있습니다. 

전체적인 연결이 끝나고 번인이 막 시작한 시스템이지만, 누가 듣기에도 공간을 꽉 채우는 한치의 모자람이 없는 사운드가 흘러나와 매우 만족 스러웠습니다. 음악을 너무나 사랑해 많은 음반을 보유하신 애장가로서, 수 많은 오디오 기기를 설렵했던 오디오파일로서, 지금의 시스템을 들이신 회원님이 결정하신 부분에 대해서 오디오파일이라면 한번쯤은 다시 생각해 볼 필요도 있을 정도로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큰듯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