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의 시청 제품은 동사의 하이파이 모니터 계열 중 최상급 제품인 SCM300을 기본으로 해 우퍼의 크기만 15인치에서 12인치 크기의 제품으로 바꾸어 놓은 것이다. 가정용으로 사용하기에 SCM300은 조금 거대하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이번의 12인치 우퍼를 채택한 SCM200의 등장으로 가정용 하이파이 시스템에서의 ATC의 경쟁력이 한층 강화된 느낌이다.
요즈음의 하이엔드 스피커 제품의 경향은 광대역의 재생 특성과 아울러 빠른 응답 특성을 가지는 것에 주력하고 있다. 거기에다가 가정용으로의 사용을 고려해서 제품의 외관에도 상당히 치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ATC의 제품은 음질적인 면에서는 이러한 하이엔드의 경향과 함께 하고 있는 제품이 틀림없지만 제품의 외관은 30여 년 전이나 지금이나 전혀 변함이 없이 일관된 박스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이들의 생각은 외관보다도 좋은 유닛을 가지고 최적의 상태에서 울려준다는 것 같은데 이러한 경향을 대변이라도 하듯 동사의 제품에는 파워 앰프를 내장시킨 액티브 스피커가 많이 출시되고 있다. SCM200도 파워 앰프를 내장시킨 액티브 스피커와 패시브 스피커를 출시하고 있는데, 이번의 시청 제품은 앰프가 내장되지 않은 패시브형이다.
제품의 외관은 설명이 필요 없을 ATC의 전형이다. 박스의 형태에 전면 배플을 별도의 패널로 덧대어 놓았고 여기에 12인치 우퍼 2개와 75mm 돔형 미드레인지와 25mm 트위터를 위치시켜 놓았다. 이 모습은 한눈에 보기에는 SCM300과 같은 모습인데 우퍼의 크기가 줄어든 관계로 제품의 전체적인 형태는 약간 슬림해졌고 우퍼와 미드레인지와의 크기의 차이가 줄어든 덕분에 전체적인 균형감은 더욱 안정적이고 시각적으로도 편안하게 다가온다. 후면의 단자는 트리플 와이어링 대응으로 3조가 구비되어 있고 중고역의 조절 기능은 가지고 있지 않다. 제품의 크기가 슬림해졌다고는 하나 실내에 설치하고 보니 상당한 크기가 된다. 게다가 저역의 우퍼가 바닥으로부터 떨어져 있고 베이스 리플렉스용 덕트의 위치도 하단에 2개, 우퍼 사이에 2개, 합이 4개가 위치되어 있는데 이것의 위치도 상당히 높은 편에 속한다. 이러고 보니 낮은 의자에 앉아서 가까운 거리에서 시청하려고 하면 음상이 머리의 위쪽에 형성되는 것을 느낄 수가 있다. 정확한 음상을 위해서는 상당한 거리를 두고서 시청에 임해야 할 것이다.
재생을 위한 입력 장치로는 CD 플레이어에 골드문트의 에이도스 36이, 프리와 메인 앰프는 크렐의 에볼루션 202와 에볼루션 600이 준비되었다. 파워 앰프의 출력이 8Ω에 600W이기 때문에 파워의 부족에 대한 우려는 가질 필요가 없었다. 우선 요즈음 들어 시청용으로 자주 사용하는 체스키 레코드의 20주년 기념음반 중 2번째의 음반을 걸어본다. 첫 곡은 존 패디스의 'Laura'. 트럼펫과 베이스 드럼의 어울림이 아련히 떠오른다. 높은 볼륨이 되더라도 음의 균형은 변화하질 않는다. 브라스의 휘황찬란함이 눈에 번득이는 듯한 광채가 있는 사운드이다. 역시 ATC의 음이다. 화려하되 밀도가 있고, 웅장하되 결코 과하지 않은 음의 균형 감각은 음악이 울리는 것만이 아니라 생명력을 갖고 노래하듯이 흘러나온다. 래리 코리엘의 'Goodbye Porkpie Hat'에서는 가수의 목소리와 함께 호흡의 세세한 부분까지도 묘사해 주고 있다. 전반적인 음상은 스피커의 주변 뒤쪽으로 넓게 형성되고 있다. 마치 무대의 앞쪽에 바짝 다가선 듯한 느낌이 든다. 풀 오케스트라의 연주인 체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에서는 실연주의 무대가 그려지듯 장쾌한 사운드가 펼쳐진다. 음의 조망이 좋아서 모든 악기로부터의 거리감이 감지되고 있었으며 공간의 울림도 과하지 않게 표현해 주고 있다. 저음역의 에너지감도 상당해서 좁은 실내에서는 방안의 음향에 상당히 신경을 써야 명징한 사운드가 될 것이다. 물론 실내의 크기가 충분히 커진다면 그리 문제될 것은 없을 것이다. 멘델스존의 론도 카프리치오소 op.14에서 ATC 소리의 진면목이 발휘되었다. 명징하게 떠오르는 피아노의 음색은 녹음의 효과를 감지해 내지 못할 정도로 투명감 있고 사실적으로 그려낸다. 빠른 스피커의 응답 특성이 피아노의 음색을 사실적으로 그려내는 데에 절대적임을 알 수 있도록 해주는 대목이다. 록밴드의 재생도 현장감 있는 사운드가 그려지고 있다.
큰 무대에서의 연주 시에 느낄 수 있는 드럼의 울림과 일렉트릭 베이스의 임팩트는 압권이다. 관중의 환호와 연주의 음향이 한데 어우러지는 느낌이 산뜻하면서도 에너지감 있게 표현되고 있다. 볼륨을 높이어 엄청 큰 소리를 내어 주더라도 소란스러운 느낌은 묻어나지 않으며 연주회장의 크기가 실내 체육관을 옮겨 놓은 듯한 장쾌함으로 변화된다. 프로 오디오 시장에서 성가를 높이고 있는 ATC의 제품답게 라이브의 재현에 부족함이 없다.
크렐의 에볼루션 600이 울리는 소리의 경향은 광대역의 섬세함이 돋보이는 사운드인데, 중음역의 밀도감은 조금 더 나와도 괜찮지 않나 싶다. 한참을 들은 후에 스피커의 뒷면 연결 단자를 다시 강하게 조이니 음의 밀도감이 향상되어짐을 느낄 수가 있었다. 트리플 와이어링의 장점을 살려서 3벌의 스피커 케이블을 연결하거나 바이앰핑 등을 해준다면 소리의 질감은 더욱 밀도감 있고 선명하게 바뀔 것이다.
중음역의 소리 전개가 귀 높이보다 조금 위에 있다 보니 음이 실내 공간의 위편으로 떠오르는 듯한 느낌으로 전개된다. 스피커의 좌우로의 펼쳐짐은 훌륭하나 상하의 전개는 약간 좁은 듯한 느낌이다. 워낙에 낮은 소파에서 시청을 하다 보니 적정 위치를 선정하기가 어려웠다. 소파를 물리고 일어서니 이제야 음의 밀도나 전개가 자연스럽게 맺혀진다. 가까운 거리에서의 시청을 하려면 의자의 높이가 조금은 높아야 할 것이다.
구성 : 3웨이 4스피커
·인클로저 :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 우퍼(2) 31.4cm, 미드레인지 7.5cm, 트위터 2.5cm
·크로스오버 주파수 : 380Hz, 3.5kHz
·출력음압레벨 : 92dB/W/m
